'The Artist'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2.02.18 The Artist (2011)

The Artist (2011)




 이 영화가 너무나 보고 싶어서 개봉일을 손꼽아 기다렸다가, 개봉 당일에 영화관으로 달려가서 보았다. 1920년대, 무성영화가 유성영화로 전환되는 시기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러한 시대의 맥락에 맞춰, 영화 자체도 처음부터 끝까지 (일부 장면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성영화로 제작되었다. 무성영화라는 것을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던터라, 그 옛날 어느 구시대의 유물과도 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니 최근에 나온 그 어느 영화보다도 세련된 영화처럼 느껴졌다. 화려한 효과음이 아닌, 오케스트라 연주만으로 팽팽한 긴장감과 아름다운 로맨스를 표현해낸다는 것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주인공인 조지 발렌타인은 무성영화에서 최고의 스타였지만, 유성영화가 등장하면서 한순간에 추락하고 만다. 그는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람들이 자신을 보러 와 줄 것을 기대하며 자비를 털어서 직접 영화를 만든다. 주인공이 단순히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인 '아티스트'가 된다는 의미에서 이 영화의 제목이 연유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주인공이 유성영화의 등장에 대해 느꼈던 불안감과 혼란이 표현된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목소리만을 제외하고 서서히 주변의 모든 소리가 들려오는 장면에서 소름이 돋았다. 나만 빼고 모든 사람들이 말을 하는 세상, 그리고 그 세상에서는 더이상 내가 설 자리가 없다고 생각할 때 얼마나 절망스러울까?




 조지는 답답하리만큼 무성영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부인은 그와 대화를 요구하지만, 조지는 별로 할 말이 없어보인다. '말'과 '목소리'에 대한 거부감 때문일까? 조지의 주변사람들은 그에게 '말'하기를 원하지만 조지는 그것을 바라지 않았다. 사람들의 말,말,말, 그 입들이 클로즈업 될 때, 나의 마음도 먹먹해졌다. 그리고 차라리 이 영화가 무성영화인게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그 순간 조지가 바랐던 것이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조용히, 그냥 그 장면을, 그 장면에 있는 나를 봐주기를 바란 것이 아닐까?




 우리는 미디어에서 흘러나오는 배우들의 목소리와 음악에 이미 익숙해져 있어, 그것에 홀린 나머지 다른 장면들을 눈여겨 보지는 않는 것 같다. 영화에서 조지는 말한다. '사람들은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게 아니야. 나를 보러 오는 거라구!' 그의 공허한 외침과 달리 사람들은 유성영화에 환호한다. 조지는 여러가지 시련을 겪지만 마침내 그만의 해결책을 찾는다. 물론 사랑의 힘으로.



 
 주인공으로 열연한 조지 발렌타인역의 장 뒤자르댕과 페퍼 밀러역의 베레니스 베조는 정말 멋진 배우들이었다. 특히, 조지의 미소는 백만불짜리...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영화 전반에 등장하는 20년대의 헤어스타일과 복식은 우아하면서도 발랄한 느낌이다. 여자들이 쓰는 심플한 모자는 너무 예뻐서 나도 하나 가지고 싶지만, 짧은 머리가 어울리는 사람이 썼을 때 비로소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나의 로망이 또 하나 추가되고....) 이 영화는 음악과 연출이 너무나 멋져 나중에 DVD가 출시된다면 꼭 소장하고 싶다.


* 2012년 2월 16일 목요일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

 

'은근한연애담 > 영화/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특별공연  (0) 2012.03.26
The Artist (2011)  (0) 2012.02.18
트랙백 0 댓글 0
prev 1 next